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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완주9경하기

완주 9경(대둔산도립공원, 고산자연휴양림, 모악산도립공원, 대아수목원, 송광사, 위봉사, 화암사, 비비정, 상관편백숲)

by 전주 럭셔리크로우 2022.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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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 및 글 출처: 완주군청>문화관광]

럭셔리크로우의 사진의 경우 별도 표기

완주9경

 

1경 대둔산도립공원-기암괴석으로 빚은 선계의 절경

대둔산도립공원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대둔산은 완주의 자랑이자 보물이다. 곳곳에 드러난 화강암 암반이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고, 빼곡한 숲이 첩첩으로 쌓여 있어 예로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려온 곳이다. 특히, 정상 부근에 있는 길이 대둔산구름다리는 대둔산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놓쳐서는 안 되는 명소이다. 대둔산구름다리를 건너면 약수정이 나오고 여기서 삼선계단을 타면 왕관바위로 간다. 봉우리마다 한 폭의 산수화로 그 장관을 뽐내는 대둔산은 낙조대와 태고사 그리고 금강폭포, 동심바위, 금강계곡, 삼선약수터, 옥계동 계곡 등 신의 조화로 이룬 만물상을 보는 듯 황홀하기만 하다.

 

북쪽에는 금강산 남쪽에는 대둔산이라고 했던가. 가히 호남의 금강(金剛)’이라 이르기에 모자람이 없다.
해발 878m 우뚝 솟은 최고봉 마천대 아래로끝없이 펼쳐진 바위 봉우리들의 자태가 수려하다.
독특한 형상의 기암괴석들은 잘 다듬어진 조각품이다. 분재의 군락이다. 차라리 수석의 보고다.
눈 가는 곳 어디든 신비하고 웅장하다. 아름답다. 대자연의 범접할 수 없는 섭리 앞에 누군들 경건해지지 않을까.

 

 

2경 고산자연휴양림-휴식과 힐링, 레저의 요람

고산자연휴양림

 

숲에서 즐기는 가족휴양지로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체육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하루 종일 있어도 심심하지 않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웰빙정자에서 편안하게 한나절 쉬다 갈 수 있고, 캐라반, 휴양관, 숲속의 집에서는 숙박도 가능하다. 여름에는 계곡물을 이용한 물놀이터가 있어 여름을 시원하게 만끽할 수 있다.

 

자연은 건강하고 따뜻하되 편안하지 않다. 익숙하지 않아 오래 머물기 어렵다 인공은 다양하고 편리하되 차갑다. 삭막하다. 자연의 건강성과 인공의 편안함을 한 곳에 모았다. 그곳에 가면 천혜의 울창한 숲이 있다. 다양한 자연 생태 학습장이 있다. 사람의 손으로 빚어 만든 휴식과 힐링이 있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되어 하나가 되는 곳 완주군 고산자연휴양림을 이르는 말이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휴양림 입구 고산문화공원에 조성된 무궁화테마식물원, 무궁화전시관, 만경강 수생생물체험과학관, 무궁화천문대에 들러보라. 자연 생태학습의 장으로 이만한 곳이 있을까. 현대식 시설의 캐라반을 갖춘 무궁화오토캠핑장에서 온가족이 함께 밤하늘에서 쏟아지는 별 소나기를 맞는 즐거움은 이곳을 찾는 이들만 누릴 수 있는 넉넉한 덤이다.

 

문화휴양관, 숲속의 집, 산림휴양관, 웰빙휴양관 등 테마별로 구분된 50개 객실은 가족 단위 숙박시설이다. 각종 편의시설과 세미나실까지 갖추고 있어서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단체 워크숍 등을 개최하는 데도 적합하다. 맑고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로 조성한 천연의 물놀이 시설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해마다 10월에 완주와일드&로컬푸드축제가 열린다.

고산자연휴양림 일원[럭셔리크로우]

 

완주와일드 & 로컬푸드축제[럭셔리크로우]

 

 

3경 모악산도립공원-어머니의 넉넉한 품 속 같은

모악산도립공원

 

전주시, 김제시, 완주군에 넓게 펼쳐진 산으로 정상 동쪽에 있는 쉰길바위가 아이를 안고 있는 형상이라고 하여 모악산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모악산은 금산사를 안고 있으며, 철따라 다양한 변화가 더욱 아름답다. 특히 봄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마치 어머니의 아늑한 품안과도 같은 정겨운 산이어서 수많은 등산객이 언제나 줄을 잇는다. 모악산에는 대원사와 수왕사 등의 사찰이 위치해 있다.

 

아홉 개의 귀를 가진 얼굴, 구이면에 이르면 허리를 길게 펼친 산이 보인다. 모악산(母岳山)이다. 엄마가 아이를 품에 거두고 있는 듯한 형상의 산세가 유장하다. 해발 793m 정상은 높지도 낮지도 않다. 모악의 치마폭에 안긴 전북도립미술관 로비에 서면 구이 들판과 저수지가 참 좋은 눈높이로 평화롭게 다가온다. 엄마의 품속이어서 그런 걸까

모악산 대원사


모악의 중턱, 대원사에 들러 잠시 땀을 식힌다. 봄이면 진달래 화전축제가 너른 안마당에서 한바탕 잔치를 벌인다. 화전을 곁들여 막걸리 한잔 들이켜는 즐거움은 또 무엇에 비길까. 4월 철쭉과 느티나무 군락뿐이랴. 모악의 가을단풍은 참 곱기도 하다. 가을 모악의 은행나무 단풍은 사춘기 소녀들처럼 쉼 없이 재잘댄다. 대원사 해우소 앞뜰의 단풍나무는 빛깔이 곱기로 으뜸이다. 수왕사 쉼터 노란 은행나무를 바라보다 속세의 삶에서 어깨를 짓누르던 과장과 감상과 현학을 모두 부리고 오리니

 

정상에 오르면 아파트 단지가 숲을 이룬 전주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정읍의 내장산, 서쪽으로 아슴하게 보이는 산들은 변산반도다. 그 사이 호남평야가 치맛자락처럼 널찍이 펼쳐져 있다.
구이저수지를 사이에 두고 모악산을 마주보는 아버지 산이 있다. 경각산이다. ‘경각(鯨角)’이라는 이름 그대로 고래등에 난 뿔처럼 생겼다. 정상에 버티고 선 두 개의 바위가 영락없이 고래의 등에 솟아난 뿔의 형상이다. 패러슈트와 행글라이딩으로 하늘을 나는 활공장이 여기 있다. 북서풍이 부는 날이면 전생에 날개를 달고 나온 사람들이 창공을 향해 비상한다.

경각산과 구이저수지가 어깨를 맞대는 곳, 5만여 점의 술 관련 유물과 자료를 통해 빗살무늬부터 글라스까지 세계의 술 이야기가 이곳에 있다. 발이 닿으면 옛 어른들의 풍류가 한눈에 들어온다. 없는 술이 없다. 없는 술집 또한 없다. 1960년대 선창가 대폿집과 양조장, 1990년대 호프집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설렘도 있다. 포석정을 옮겨놓은 듯한 유상곡수연에서 흐르는 물에 띄운 술잔이 되돌아올 때까지 시 한수를 읊는다.

모악산 입구[럭셔리크로우]

 

 

4경 대아수목원&대아호-천상에서 내려준 호수와 꽃밭

대아수목원

 

대아수목원은 숲 속에서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150ha가 넘는 넓은 대지에 다양한 식물이 식생하고 있다.

주요 시설물로는 산림문화전시관, 열대식물원, 산림생태체험관이 있고, 금낭화 자생군락지, 풍경이 있는 뜰, 장미원 등의 전문원이 계절마다 형형색색의 모습을 보여준다. 식물을 보며, 천천히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코스도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한때 동양의 나이아가라폭포로 불리기도 했던 대아호는 고산면 소향리와 동상면 대아리에 위치한다. 대아저수지는 낙조가 특히 아름다우며 호반길을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코스는 전국에서 잘 알려져 있다.

고산 대아호[럭셔리크로우]

 

큰 까마귀의 주둥이를 닮았다 해서 대아호인가. 기암절벽을 거느린 운장산과, 능선이 부드러운 위봉산 계곡을 막아 생긴 대아호는 자그마치 100세 연령이 눈앞이다. 경관이 빼어난 주변 산세는 흡사 천상선녀의 넉넉한 치마폭이다. 이곳에서 시작된 물길은 만경강을 따라 호남평야를 적시고 물길 300리 서해로 흐른다.

샛노란 복수초가 꽃망울을 터트린다. 매화꽃이 드넓은 계곡을 환하게 밝힌다. 동백이 붉게 타오르면 명자꽃은 선혈로 정점을 찍는다. 꽃피는 순서와 색깔을 배치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어딘가에 분명 있다. 아무려나 자연 질서가 빚어낸 우아한 자태에 젖는 건 한가의 홍복이다.

 

소나무 분재처럼 삶이 꼬였다면 대아수목원 발걸음할 일이다. 금낭화 자생군락지는 신이 내린 필수코스다. 금낭화는 가히 조선명품이다. 저마다의 취향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어야 명품이다. 호불호가 없다. 내가 꽃을 바라보는가, 꽃이 나를 바라보는가. 금낭화 가지에 달린 음표 모양의 분홍 주머니를 헤아리다 꽃향기에 취한다. 어지럽다. 한때는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 불렀다던가. 1982년에 새로 쌓아 올린 댐을 타고 웅장하게 쏟아지는 폭포의 장관 또한 절경이다. 대아호에서 동상저수지에 이르는 가로수 울창한 20km 호반도로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다. 조금 부지런하면 동 트기 전에 대아호로 나가 보는 것이다. 눈앞에 군무처럼 펼쳐지는 물안개, 선경이 따로 없다.

 

전망대에서 수목원 전체를 조망한다. 천지간의 봄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 삶의 아리랑 고개도 그곳에 있는가. 영산홍이 곱디곱다. 게으르게 꽃 피운 철쭉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기적이다. 비 내리는 날 이곳을 찾은 우산 속 연인들은 언제든 꽃으로 피어나리라. 나무는 말을 삼간다. 버럭하지 않는다. 까칠한 말을 함부로 쏟아내는 법도 없다. 나무에게 말 걸다 지치면 울긋불긋 꽃대궐노래를 부르리. 제멋대로 부르는 노래조차 잠자코 들어주는 이곳은 나무들의 제국이다. 꽃들의 왕국이다.

 

만국의 이파리들을 대신한 눈꽃 실린 수목원의 겨울에 발자국을 찍는다. ‘남천이파리를 따서 남친에게 건넨다. 유리천장으로 곱게 투과되는 햇볕 가득한 분재원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열대식물원의 후끈한 비린내가 온몸으로 젖어드는 듯하다. 남국식물이 땀 없이도 익어가는 이곳에서 어느 부족의 추장 부부처럼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

근심 없이 자란 나무들이 빽빽한 수목원 산길은 순하다. 가을 산행, 하늘은 높고 푸르다. 가을 수목원은 사각사각 낙엽 쓸리는 소리로 가득하다. 수목원에 이르는 길, 곶감 말리는 풍경은 가을 맨드라미나 늦게 핀 달리아 못지않다. 아름다운 햇볕과 바람의 흔적이다.

 

 

5경 송광사&벚꽃길

송광사

 

종남산 아래에 자리한 사찰로, 신라시대에 도의선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봄이면 소양면 소재지에서 송광사에 이르는 1.6의 분홍빛 벚꽃의 터널의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며,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사찰 안에는 다수의 문화재가 소장되어 있어 역사문화 탐방이 가능하며 템플스테이 등의 산사문화도 체험 할 수 있다.

 

송광천을 따라 벚꽃길이 끝도 없다. 4월의 하늘은 벚꽃이 연다던가. 소양면 죽절리 마수교에서 대흥리까지 이어진 벚꽃길에 들어서면 생장점을 옆으로 뉘여 터널을 만든 나무들의 위무에 마음꽃이 다 환해진다. 수다스런 벚꽃엔딩 무렵이면 의젓한 보리수나무가 새 잎을 틔우는, 바로 이곳이 천년고찰 송광사다.
終南山松廣寺(종남산송광사)’라고 쓴 편액이 걸린 입구는 정갈하다. 일주문에서 금강문을 거쳐 사바세계 악귀를 내쫓는 사천왕문에 이르기까지 한 일자(一字)자다. 문수, 보현보살 앞에 이르면 마음이 한결 평안해진다. 좌우대칭에 한 일자, 대웅전의 자태 또한 일심으로 단정한다. 대웅전 앞 계단을 지키고 있는 검은 돌 거북이들도 나른한 봄볕을 즐기는 걸까. 물성 안에 영성이 깃들고 있다.

대웅전 벽과 천장에는 천상무희를 그린, 19세기 민화 20여 폭은 아무에게나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허공에서 춤추면서 꽃을 뿌리는 <주악비천도(奏樂飛天圖)>는 소리공양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리라. 봄눈 녹아 흐르는 소양천 물소리를 닮은 이 소리 없는 울림이라니.
대웅전 뒤로 경전처럼 도도하게 솟아 있는 보리수나무와 느티나무에 등을 기댄다. 장엄하다. 기품 있다. 절 동쪽으로 100m쯤 올라가면 돌울타리를 소박하게 거느린 부도군이 눈에 들어온다. 산벚꽃이 마른버짐처럼 번질 때, 그리운 사람 따라가다 보면 종남산 석간수(石間水)를 만나는 행운도 누릴 수 있을 터. 약수중의 약수라니 한 모금 마시면 고요하고 맑아지리니.

종남산 송광사[럭셔리크로우]


송광사의 옛 이름은 백련사(白蓮寺)라고 했다. 백련정(白蓮亭)이 있는 송광사 옆 연지(蓮池)에 앉아서 빨리 감기하던 시간들을 반추한다. 보리수나무 아래서도 못 버린, 세상에서 지고 있던 이자와 의무와 흉터와 경전까지도 이 연못에 부리시라.
절을 나서다가 보았다. 발걸음이 절로 멎는다. 마음을 닦으니 자형 종각이 더욱 아름답다. 열 십()자 모양의 2층 누각이다. 가운데 칸에는 종을 두고, 거기 걸린 눈이 큰 물고기를 닮은 목어와 북과 운판까지 살펴본다. 희노애락애오옥(喜怒哀樂愛惡慾), 등에 잔뜩 지고 왔다가 물고기에게 모두 내준다.

 

햇볕은 저리도 고운데 인생은 공평하지 않고 유머 잔고도 고갈되어 간다 싶으면 송광사 템플 스테이에 임하는 것이다. 꼬리를 무는 잡념이 가시지 않거든 거기서 하룻밤 머무는 것이다. 의무충의 갑옷을 벗어던지는 것이다. 격투담화를 내려놓고 넉넉한 생활한복을 걸치는 것이다.
깜빡 졸다가 죽비로 어깨 한 대를 얻어맞고 나면 밤 뻐꾸기 소리도 한결 청아해질 터, 까마득한 곳에서 눈앞으로 별들이 쏟아질 것이다. 회상, 명상, 묵상, 침묵, 종내는 몽상까지 모두 마친 다음 정성을 다해 발우공양을 하고 그릇을 닦다보면 불행도 인생의 자산이라는 걸 속 깊이 깨닫는 그 마음도 정갈하게 닦아질 터.

 

 

6경 위봉사&위봉폭포&위봉산성-폭포와 산성과 고찰의 하모니

위봉사

 

산위봉사라고 적힌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나 위봉사 경내로 들어선다. 깊은 산속의 사찰인데도 마당이 평탄하고 널찍하다. 심산의 품속이어서 그런가. 편안하다. 보광명전 앞에 서 있는 늙은 소나무 한 그루가 고찰의 품격을 말해준다.
비구니들만의 도량인 위봉사는 한눈에 보아도 정숙한 중년 여인의 자태처럼 단아하다. 사찰 내부 건축물의 배치나 공간 구성 어디에도 과장이나 허세가 보이지 않는다. 가히 절제의 미학이다. 팔작지붕으로 유명한 보광명전 지붕의 용마루와 위봉산의 부드럽고 완만한 능선 자락의 조화가 절묘하다.

추줄산위봉사[럭셔리크로우]


절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다 극락전 앞 삼층석탑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 옆에 노랗고 붉은 튤립 몇 송이가 수줍게 피어 있는 곳, 고요와 위무가 있는 사찰이 위봉사다.

 

위봉산성[럭셔리크로우]


연꽃 향기 그윽한 사찰길을 벗어나 위봉산 고갯길로 접어든다. 위봉산성 서문이 눈앞에 나타난다. 조선 숙종 원년에 처음 축조되었다고 한다. 4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모진 풍상을 견뎌 온 산성의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이 깊은 산속에 하나씩 올려 정성스럽게 쌓은 돌 하나마다에 조선왕조 흥망성쇠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듯하다.
고갯마루를 벗어나자 길가에 2층짜리 정자 하나가 서 있다. 현판에 위봉폭포정이라고 적혀 있다. 나무 계단으로 만든 고종시 마실길로 들어서니 울창한 숲과 하나가 된다. 그곳에서 보았다. 주변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 사이로 시원스럽게 비륙직하하는 60m의 물줄기를. 저것이 바로 완산8경의 하나로 손꼽힌다는 위봉폭포인가. 완산 제일 비경이다.

 

위봉폭포[럭셔리크로우]

 

위봉산성은 1675(조선 숙종 1)에 쌓은 것으로 총 둘레가 16km에 달하는 대규모의 산성이다.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과 태조의 초상화, 그의 조상을 상징하는 나무패를 피난시키려고 성을 쌓았는데, 실제로 동학농민혁명 당시 초상화와 나무패를 성안으로 가져오기도 했다. 산성 안에는 위봉사와 위봉폭포가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예로부터 완산 8경으로 이름난 위봉폭포는 소양면 대흥리 위봉산 허리에 자리하고 있다. 높이 60m2단폭포로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루면 답답하게 닫힌 가슴을 시원스럽게 열어준다. 수량이 많은 여름철, 폭포의 장관은 더욱 빼어나지만,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은 하얀 비단 폭이 드리워져 있는 것 같아서 보는 이의 눈길을 끈다.

위봉산 자락에 위치한 위봉사는 소양면 대흥리 위봉산 마루턱, 위봉산성 안에 자리하고 있다. 대웅전 용마리에는 청기와가 고색창연하게 박혀있다.

 

 

7경 화암사-숲속의 잘 늙은 절 한 채

화암사

 

불명산 자락에 있는 화암사는 조선시대에 지어진 사찰로 세월의 흐름을 멋지게 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불명산의 자연에 숨어있듯 묻혀있기 때문에 사찰을 찾아가는 재미도 있다. 시인 안도현은 "나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이라 하였다. 국보 제316호로 지정된 극락전이 유명하다.

 

인간세 바깥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미워하는지 턱 돌아앉아 곁눈질 한번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화암사를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세상한테 쫒기어 산속으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길로 가고 싶었습니다. 계곡이 나오면 외나무다리가 되고 벼랑이 막아서면 허리를 낮추었습니다. 마을의 흙먼지를 잊어먹을 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구름 속에 주춧돌을 놓은 잘 늙은 절 한 채

그 절집 안으로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그 절집 형체도 이름도 없어지고, 구름의 어깨를 치고 가는 불명산 능선 한 자락 같은 참회가 가슴을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마을에서 온 햇볕이 화암사 안마당에 먼저 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세상의 뒤를 그저 쫒아다니기만 하였습니다. 화암사, 내 사랑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 안도현, <화암사, 내 사랑>

불명산화암사[럭셔리크로우]

 

주운 도토리 몇 알 염주처럼 굴리며 느릿느릿 가는 길 화암사로 안내하는 길은 구두 뒤축만큼 움푹하다. 묵언수행 중인가, 침묵만 우려내고 있는 화암사 늑골, 너무 환해서 숨통이 조여 온다. 사내가 보고 싶은 것은 날갯죽지가 부러진 새의 무덤. 불성(佛性)을 탓하랴 비쩍 마른 견공이 누런 혀로 밥그릇을 핥고 있고 사내의 목덜미에도 경전 몇 구절이 식은땀처럼 흐른다. 날숨과 들숨이 섞인 바람은 세상 끝자락을 몰아 부유하는 목어(木魚)를 거칠게 내리갈기고 생은 포개지도 떼 내지도 못하는 애인처럼 거추장스럽고 탐욕을 버리지 못한 호두알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일몰 직전의 불그스레한 마음이 마당귀를 적시고 허공에 비명을 심어 놓고 비로소 결박을 푸는 사내 화암사는 하루 종일 난해한 불경을 강독하고 있다. 기명숙, <화암사>

 

절을 두고 잘 늙었다고 함부로 입을 놀려도 혼나지 않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나라의 절치고 사실 잘 늙지 않은 절이 없으니 무슨 수로 절을 형용하겠는가. 심지어 잘 늙지 않으면 절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심사도 무의식 한쪽에 풍경처럼 매달려 있는 까닭에 어쩔 수가 없다. 잘 늙었다는 것은 비바람 속에 서로 비뚤어지지 않고 꼿꼿하다는 뜻이며, 그 스스로 역사이거나 문화의 일부로서 지금도 당당하게 늙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화암사가 그러하다. 어지간한 지도에는 그 존재를 드러내고 밝히기를 꺼리는, 그래서 나 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이다. 십여 년 전쯤에 우연히 누군가 내게 귓속말로 일러주었다. 화암사에 한번 가보라고, 숨어 있는 절이라고, 가보면 틀림없이 반하게 될 것이라고안도현, <잘 늙은 절, 화암사>

 

 

8경 비비정-기러기가 쉬어가는 곳

비비정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의 남쪽 언덕 위에 세운 정자이다. <완산지 完山誌>에 의하면 이 정자는 1573(선조 6)에 무인(武人) 최영길(崔永吉)이 건립하였으며 그후 철거되었다가 1752(영조 28)에 관찰사 서명구(徐命九)가 중건하였다고 한다. 다시 오랜 세월이 흘러 정자가 없어졌다가 1998년에 복원되었다.

비비정(飛飛亭)[럭셔리크로우]

 

우암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은 최영길의 손자 최양의 청탁을 받고 비비정기(飛飛亭記)라는 기문(記文)을 써주었다. 송시열은 기문에서 조업(祖業)으로 무관을 지낸 최영길과 그의 아들 최완성, 손자 최양을 언급하고, 최양이 살림이 넉넉하지 못함에도 정자를 보수한 것은 효성에서 우러난 일이라 칭찬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덧붙였다. ‘비비정이라 이름한 뜻을 물으니 지명에서 연유된 것이라 하나 내가 생각하기로는 그대의 가문이 무변일진대 옛날에 장익덕은 신의와 용맹으로 알려졌고, 악무목은 충과 효로 알려진 사람이었으니 두 사람 모두 이름이 비자였다. 장비와 악비의 충절을 본뜬다면 정자의 규모는 비록 작다 할지라도 뜻은 큰 것이 아니겠는가. 한편 예로부터 이곳은 기러기가 쉬어가는 곳이라 하여 비비낙안이라 하였고 완산8경 중의 하나이다.’

비비정(飛飛亭)의 노을[럭셔리크로우]

 

비비정파노라마[럭셔리크로우]

 

일제강점기 호남평야 쌀 수탈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만경강철교와 낙조에 물든 만경강의 풍경을 비비정 전망대에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현재는 철교 위에 폐기차를 활용해 만든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 샵이 운영중이다.

 

 

9경 상관 공기마을 편백나무숲-피톤치드 향기가 가득한

상관편백나무숲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에는 1976년에 조성된 86ha 규모의 산지에 10만여 그루의 편백나무, 삼나무, 낙엽송이 식재 되어있다. 영화 최종병기 활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상관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은 전주한옥마을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1km쯤 걸어야 하고 자동차로 이동하면 내비게이션에 상관 편백숲 공영주차장(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631-1)으로 입력하면 찾아갈 수 있다.
입장료 주차비는 무료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조금 올라가면 치유의 숲이라 불리는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나온다. 여름 한 낮에도 어두컴컴할 정도로 나무가 빼곡하다. 사람들은 이곳에 돗자리를 깔거나 텐트를 치고 하루종일 편백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만끽한다.

 

빽빽한 편백나무 숲에서 내뿜는 피톤치드향이 온몸을 에워싼다. 숲이 만들어낸 청량한 그늘이 잔잔하고 아늑하다. 평일과 주말할 것 없이 몸과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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