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부터 8월 4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렸습니다.
“꿈, 새가 되어 날아든다” 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전시는 우리 선조들의 소박하고 꾸밈없는 염원이 담긴 민화 속 새들을 조명했습니다.
전시를 열며
여러분은 어떤 새가 날아들길 원하시나요? 민화는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그린 그림으로 그 속에 선조들이 살아온 이야기와 꿈을 담고 있습니다. 그중 아름다운 꽃과 어울려 색색의 깃을 뽐내는 새는 선호하는 그림 소재 중 하나입니다.
민화 속 새는 기복적인 상징성을 담고 있으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사회적인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선조들은 그림 하나하나에 간절한 소망을 담아 그렸고 그 소망들은 지금 우리가 바라는 소망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선조들이 어떤 상황 속에서 무슨 새가 날아들기를 바라며 민화를 그렸을지, 그리고 나 자신은 어떤 새가 날아들기를 바라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전시를 즐겨보시기를 바랍니다.
Part 1_행복을 원하는 이에게
닭과 매는 무탈하고 축복 가득한 한해를 원하는 이에게 날아듭니다.
동틀 무렵 수탉의 울음소리에 잡귀가 모두 도망친다는 의미를 가진 닭과 날카로운 생김새와 먹이를 낚아채는 습성을 지닌 매는 나쁜 것을 막아준다는 벽사를 상징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선조들은 닭과 매의 그림을 문에 걸거나 부적으로 그려 지니고 다녔습니다.
세화도(歲畫圖)
세화도는 우리 조상들이 새해를 맞이하며 복을 기원하고 나쁜 기운을 쫓기 위해 그린 그림입니다.
세화도(歲畫圖)의 의미와 역사
▪새해 축복을 담은 그림: 세화는 ‘해마다 그리는 그림’이라는 뜻으로, 정월 초하룻날 새해 송축과 길상, 벽사를 목적으로 그려 문에 붙이거나 선물로 주고받았던 그림입니다.
▪역사: 고려 말부터 조선시대까지 널리 유행했으며, 특히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 제작되어 신하들에게 하사되기도 했습니다.
▪목적: 나쁜 기운을 쫓고 복을 기원하며 한 해를 시작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Part 2_사랑하는 이에게
기러기와 원앙은 쌍을 이뤄 신혼부부와 아기가 있는 가정에 날아듭니다.
기러기와 원앙은 한번 짝을 맺으면 생명이 다할 때까지 연분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 부부 금실과 가족 화합을 상징합니다. 선조들은 병풍 등 소품에 사랑, 다산 등 의미를 담아 생활공간을 장식하였습니다.
Part 3_성공을 원하는 이에게
백로와 학은 과거 시험에 급제하고 싶은 이 명성을 얻고 싶은 이에게 날아듭니다. 때 묻지 않은 청순한 자태를 가진 백로와 청순하고 깨끗하며 외진 곳에서 조용히 은거하는 습성을 지닌 학의 모습에 선비와 군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부여해 그것을 본뜨고자하는 염원을 그림에 담아 그렸습니다.
일로연과도(一路連科圖)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 시험에 합격하기를 기원하며 그렸던 그림입니다.
▪일로(一路): 한 길, 곧은 길이라는 뜻으로, 과거 시험에 한 번에 합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과(連科): 연달아 과거에 합격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일로연과도는 '한 번의 시험에 연달아 과거에 합격하여 높은 벼슬에 올라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로연과도(一路連科圖) 그림 속에 담긴 의미
일로연과도에는 주로 백로(白鷺)와 연꽃(蓮)이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백로: 백로는 순백의 털을 가진 새로서, 청렴하고 고귀한 기상을 상징하며, 과거에 합격하여 높은 벼슬에 오르기를 바라는 선비의 이상적인 모습을 나타냅니다.
▪연꽃: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깨끗하게 피어나는 꽃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을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연밥은 많은 씨앗을 품고 있어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송학도(松鶴圖)
소나무(松)와 학(鶴)을 함께 그린 그림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길상(吉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그림 중 하나입니다.
송학도(松鶴圖)에 담긴 의미
▪장수(長壽): 소나무는 천년을 살고, 학은 천년을 산다는 속설이 있어 두 가지를 함께 그려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고고함과 절개: 소나무는 겨울에도 푸른 잎을 유지하며 변치 않는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고, 학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고고한 기품을 나타냅니다.
▪부부의 화합: 암수 한 쌍의 학이 함께 그려져 부부가 해로하며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기도 합니다.
▪학문과 지혜: 학은 신선이 타고 다니는 새로 여겨져 학문과 지혜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훨훨 날아라, 우리의 소망
새의 힘찬 날갯짓은 우리의 꿈을 향한 도전과 자유로운 삶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러분의 꿈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요?
희망의 울음소리로 어둠을 가르며 새벽을 깨우는 닭처럼 평생 하나의 짝만 바라보는 기러기처럼 하늘을 날며 이름을 떨치는 학처럼 나의 꿈이 새가 되어 훨훨 날아들 것입니다.
그림 속 꽃과 어우러지는 새의 의미를 알아보고 간절히 바라는 소망을 떠올리며 스탬프로 엽서를 장식해 보시기 바랍니다.
벽사(辟邪)란 사악한 기운이나 재앙을 물리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고, 좋은 기운을 불러들이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벽사의 의미가 가장 잘 드러나는 예술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소박하고 꾸밈없는 염원이 담긴 민화(民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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