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남고산성, 동고산성, 서고산성, 오목대토성 등을 다녀왔고, 익산의 미륵산성 그리고 완주의 위봉산성, 구억리산성, 삼례토성을 포스팅 하면서 전주 주변의 산성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완주군 봉동읍 일반산업단지에 있는 배매산성 편을 올려봅니다. 이하 사진은 전주 럭셔리크로우의 창작물입니다.
완주 배매산성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 용암리 775번지
완주 배매산성은 완주군 봉동읍 둔산리에 자리한 배매산(해발고도 123m)의 정상부를 둘러싸고 있는 테뫼식 산성*으로, 성벽 주변에 있는 건물지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2000년에 한 차례 있었고, 지난 6월부터는 산성의 축조 시기와 축성 기법 등을 조사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새로 진행되고 있다.
* 테뫼식(山頂式) 산성: 산 정상을 마치 테두리를 돌린 것처럼 7~8부 능선을 돌아가며 성벽을 쌓아 올린 산성
이번 조사는 산성의 서쪽 성벽과 성 안쪽 지역 평탄지 일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 토사(土沙, 흙과 모래)와 쇄석(碎石, 부순 돌) 등을 이용한 삭토기법*으로 성벽이 조성됐고, ▲ 성벽의 가장 아래층에는 성벽을 따라 열을 지어 목주공(木柱孔, 나무기둥구멍)이 나열되어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성 안에 있는 평탄지에서는 거칠게 다듬은 돌로 만든 배수시설, 석축열, 건물지와 배연(排煙, 연기를 뽑아 냄) 시설 등이 확인되었다.
* 삭토기법(削土기법): 성곽이 축조될 기반층을 깎아내고 그 위에 다시 흙을 쌓아 성곽을 축조하는 기법
유물로는 백제 한성도읍기 말기에 사용된 굽다리접시(고배, 高杯), 삼족토기, 계란모양의 장란형(長卵形) 토기 등 각종 토기류와 성을 쌓을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철부(鐵斧, 쇠도끼)가 나왔다. 이는 기존의 한성백제 유적지에서 나온 유물의 조합양상과 거의 일치한다. 특히, 굽다리접시와 장란형토기는 몽촌토성과 풍납토성 등 서울․경기 지역의 한성백제 유적에서 나온 유물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성벽의 축성방법도 한성백제 시대에 쌓은 화성 길성리토성과 유사하다. 이와 같이 유물과 축성방법 등을 미뤄보아 완주 배매산성은 백제 웅진‧사비기 이전인 한성도읍기 말기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되면 호남 지역에서는 최초의 백제 한성도읍기 토성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완주 배매산성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호남 지역의 한성도읍기 백제 산성의 축조기법과 축성방법의 변천 과정을 파악할 수 있고, 한성도읍기 백제의 영향력이 호남으로 확장되었던 당대의 역사적 사실을 밝혀줄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하 생략 [글 출처: 문화재청_공공누리 보도자료]
배매산은 고도는 123m로 산의 정상에서 보면 남쪽의 만경강과 그 주변의 평원뿐 아니라 전주시 일대까지 훤하게 조망할 수 있다. 배매산성의 성곽은 북쪽 구릉 정상부 경사면이 만나는 지점, 서쪽사면과 동쪽사면 일대에 산의 8~9부 능선을 따라 축성되었다.
배매산성의 유물이 궁금하시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2023년 3월 19일 국립익산박물관_전북의 고대성곽 특별전을 갔다와서 배매산성 부분을 찍은 사진입니다.
완주 배매산성 출토유물
3. 가락바퀴 紡錘車 Spindle Whorls
백제 / 완주 배매산성, 임실 성미산성_국립전주박물관
4. 숫돌 砥石 Whetstones
백제 / 완주 배매산성_국립전주박물관
완주 배매산성
배매산(해발 122.9m)의 정상부를 두른 둘레 526m의 테뫼식산성이다. 다수의 건물터와 목책열, 담수시설 등을 비롯하여 성곽의 밖에서도 수혈유구와 집자리 등이 조사되었다. 특히 토성벽 내부에 목책을 둘러 안쪽에 이중의 방어시설을 구축한 것이 특징적이다. 성벽은 경사진 땅을 계단식으로 굴착하고, 그 위에 판축기법으로 쌓았다. 백제의 중앙세력이 한성~웅진기 만경강 중상류 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거점성의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방어역할과 함께 의례적인 기능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 접시 杯 Dish_백제 / 국립전주박물관
2. 굽다리접시 高杯 Mounted Dish_백제 / 국립전주박물관
3. 뚜껑 蓋 Lid_통일신라 / 국립전주박물관
4. 세발 접시 三足土器 Tripod Pottery_백제 / 국립전주박물관
웅진기 백제의 지방 통치와 배매산성
수도에 만들어진 도성과 달리 지방의 거점에 축조된 성곽은 지방 통치와 관계가 있습니다. 백제는 지방 통치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자 지방에 성곽을 축조하고 관리했습니다. 웅진기 전북 지역 백제의 지방 통치를 보여 주는 성곽으로는, 전북 서부 지역에 완주 배매산성과 동부 지역의 진안 와정토성이 있습니다. 만경강 유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배매산성은 백제의 전북 지역 지방 통치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성곽입니다. 배매산성의 축성 시기와 주변 토착세력의 대규모 고분군 축조가 중단되는 시기가 일치해 이 시기에 만경강 유역이 백제의 지방 거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배매산성 축성 이후 이 지역의 무덤이 백제 양식으로 변화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완주 배매산성에서 출토된 토기
1. 세발 접시 三足土器 Tripod Potteries
2. 짧은목 항아리 短頸壺 Short-necked Jars
3. 그릇받침 器臺 Vessel Stand
4. 굽다리접시 高杯 Mounted Dishes
5. 뚜껑 蓋 Lids
6. 자라병 瓶 Turtle-shaped Bottle
백제 / 국립전주박물관
세발접시와 굽다리접시, 그릇받침은 백제의 의례 행위 때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고분이나 제사와 관련된 유적에서 출토되고 있어, 무덤을 만들거나 특별한 행사를 앞두고 있을 때 치렀을 가능성이 높다. 배매산성 출토 그릇받침은 백제 무령왕 부부의 빈장지로 추정되는 공주 정지산 유적에서 출토된 그릇받침과 유사하며, 다수의 세발접시와 굽다리접시가 확인되는 것은 배매산성이 중요한 성곽으로 기능하였음을 알려준다.
완주배매산유적 (完州배매山遺蹟)
정의: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에 있는 삼국시대 건물터와 수혈유구·목책열 관련 복합유적
개설: 1999년 12월부터 2000년 2월까지 전북대학교 박물관 주관으로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곳으로 건물지, 원형 수혈유구, 목책열, 무덤 등이 조사되었다.
역사적 변천: 야산산성*으로 알려진 배매산 유적에서 다양한 유구가 조사되었지만, 백제 토기류의 형태가 다양하지 않은 점에서 유적의 존속기간이 길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야산산성(夜山山城)
내용
가지구에서 집중적으로 조사된 원형 수혈유구는 30여 기로 그 평면형태가 원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타원형과 입구가 좁고 바닥부분이 넓은 복주머니형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중간부분이 불룩한 원통형이나 장고형도 일부 섞여 있다. 유구의 크기는 바닥면의 직경이 150∼200㎝ 내외의 것이 가장 많고 직경이 100㎝ 이하이거나 250㎝가 넘는 것도 있다. 원형 수혈유구의 성격은 형태, 크기, 배치 등에서 정형성이 없고 경사가 완만한 출입 통로에 입지를 두어 저장시설보다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함정으로 추정된다.
건물지는 다-1지구에서 13기, 다-2지구에서 11기, 목책열 내부에 해당하는 다-3지구에서 6기가 조사되었다. 이 건물지들은 크게 온돌이나 화덕이 시설되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어진다. 건물지는 대부분 경사면을 따라 3단 또는 4단으로 단을 이루면서 가파른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로 연이어 자리하고 있었다. 다-3지구에서 조사된 건물지는 등고선을 따라 목책이 설치되어 있으며, 목책 안쪽에는 건물지와 담수지, 목책의 부속시설로 추정되는 주공들이 있다. 목책의 남쪽 출입구 동쪽에서 자연 암반츨을 파낸 뒤 바닥면과 벽면에 뻘흙을 채워 만든 담수지가 조사되었다.
유물은 토기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종으로는 삼족토기, 기대, 고배 등의 양이 많다. 이외에도 뚜껑, 발, 옹, 호 등이 출토되었는데, 다른 유적과 달리 상대적으로 기대와 삼족토기 등 의례용 토기류가 많다는 점에서 두드러진 특징을 보인다. 유물의 시기적 폭은 그다지 넓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징
만경강유역이 한눈에 잘 조망되는 배매산에서 다양한 형태의 원형 수혈유구와 30여 기의 건물지, 목책열 등이 함께 조사되어, 백제 방어시설의 특징과 그 성격을 연구하는데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의례용 토기류가 많이 출토됨으로써 전북지역 제사유적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다.
의의와 평가
당시까지만 해도 전북지역에서 거의 조사되지 않았던 백제의 방어시설과 함께 백제의 의례행위를 연구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참고문헌
『완주 봉동읍 배수지 시설부지내 문화유적 발굴조사 보고서 배매산』(전북대학교 박물관·완주군, 2002)
[글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배매산성관련 포스팅을 하며 직접 답사를 하고, 유물을 보며 공부를 해보니 백제시대 한성도읍기*~웅진기 사이의 토성이라는 결론이 타당해 보입니다. 또한 배매산성과 가까운 완주군 용진읍에는 구억리산성이라는 또 다른 백제의 한성도읍기 산성이 있습니다. (완주 구억리산성은 백제의 고대산성이다. 아래 URL클릭!~)
*한성도읍기(기원전18년~475년): 백제百濟(기원전18년 ~ 660년)을 이야기 한다.
『삼국사기』 백제 본기에서는 백제 한성기 문화에 대한 평가를 온조왕 15년 하남위례성에 새로 지은 궁궐에 빗대어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 라고 기록하였다.
위 내용을 배매산성 출토유물에 빗대어 이야기하면 딱 들어맞는듯합니다.
지금까지 완주 배매산 배매산성에서 "전주 럭셔리크로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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